2024년 7월 21일 성령강림절 후 아홉째 주일 어른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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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의 은혜로 배부르게 하소서
본문: 막6:30-44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혜와 평강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한 홉의 쌀로 장정 5000명을 먹일 수 있을까요?
수학적으로는 먹일 수 있지요.
한 홉의 쌀이 약 160g니까 1인당 0.032g씩 먹일 수 있을 것입니다.
0.032g이면 두 톨이 조금 안 됩니다.
그러니 먹일 수는 있어도 배부르지는 않을 겁니다.
보통 쌀 한 홉이라는 것은 성인 한 명이 한 끼 식사로 먹었던 밥의 양입니다.
지금은 한 홉까지는 안 먹지요.
반찬도 많고, 간식으로 먹을 먹거리도 많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건강을 생각해서 쌀밥을 많이 먹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학생 때만 해도 보통 한 끼에 쌀 한 홉은 먹었습니다.
도시락일 경우는 더 많이 싸 가기도 했지요.
오늘의 복음서에서 등장하는 오병이어가 딱 그 정도의 양입니다.
어떤 사람은 어린 아이의 도시락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몇 인분의 음식을 아이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병이어가 어느 정도의 양인지 알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적은 것. 그래서 수 천명의 사람들에게는 택도 없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라고 표현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 적은 음식으로 5000명 이상을 먹이셨습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그러나 신앙 안에서는 말이 됩니다.
왜냐하면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던 분이 도시락 하나로 5000명을 먹이는 일은 식은 죽 먹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기적의 사건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오병이어로 5000명을 먹인 기적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가난하다든가, 불쌍한 사람이라든가, 먹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기록은 없습니다.
그들은 그저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갈 곳에 먼저 가 있는 그들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 같다”고 생각하셨고 불쌍히 여기셨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나 편견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자들은 분명히 예수님께 이렇게 청합니다.
35~36절의 말씀입니다.
“때가 저물어가매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여짜오되 이곳은 빈 들이요 날도 저물어 가니 무리를 보내어 두루 촌과 마을로 가서 무엇을 사 먹게 하옵소서”
제자들의 이 말은 모인 군중들이 가난하거나 먹을 것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에 확신을 더 해 줍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군중들을 보내지 않으십니다.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군중들에게 저녁을 먹고 다시 모이라고 했어도 군중들은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 다음 날 다시 모이라고 했어도 모였을 것입니다.
군중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목이 말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십니다.
이에 제자들은 계산을 합니다.
오늘의 복음서에는 계산한 사람이 누군지 써 있지 않지만, 요한복음을 보면 제자 빌립이 계산했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빌립은 약 200데나리온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요한복음에는 그것도 모자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돈으로 약 2000만원이 있어도 사람들을 먹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합니다.
모인 사람들이 성인 남성만 5000명이었는데, 그들 뿐만 아니라 여성들, 아이들까지 다 합하면 더 많은 돈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의도하신 것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계산을 잘해서 예산을 잘 세우고, 예산으로 할 수 없는 일은 포기하고, 예산부터 결산까지 딱 맞추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계속해서 신뢰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복음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30절입니다.
“사도들이 예수께 모여 자기들이 행한 것과 가르친 것을 낱낱이 고하니”
제자들은 예수님께 선교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 받은 권능으로 무슨 일을 행했는지, 어떠한 결과가 있었는지 낱낱이 보고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오병이어 사건은 이 보고 직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능으로 귀신을 쫓고 병자들을 고쳤습니다.
이를 위해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양식이나 배낭이나 돈이나 어느 것도 가지지 않았고, 신만 신고 두 벌 옷도 입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선교에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어 굶거나 헐벗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람들은 제자들을 영접했고 그들의 선교는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능으로 놀라운 일들을 행했습니다.
가진 것이 지팡이 하나 밖에 없었음에도, 하나님은 그들을 먹이시고 입히시고, 그들과 함께 일하셨던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을 때, 제자들은 이에 대해 계산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자신들에게 일어났던 일을 기억했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자신들을 먹이시고 입히셨던 것, 수 많은 기적을 행하게 하셨던 것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더군다나 예수께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신 곳은 빈 들, 즉 광야였습니다(35절).
유대인이라면 자신들의 조상들이 어떻게 광야 생활을 했는지 모를 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광야의 40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만나와 물과 메추라기로 이스라엘을 이끄셨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자랑이었고, 살아있는 하나님에 대한 증거였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어느 것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먹이라는 말씀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도, 자신들의 체험도 깡그리 다 잊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이 언제 흔들립니까?
우리가 언제 시험에 들지요?
저는 우리가 하나님의 존재를 기억해 내지 못할 때 이런 일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의 핍박이나 박해가 있다고 해서 신앙이 흔들리거나 시험에 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굳건해 집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생활 속에서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곧 시험에 빠집니다.
우리의 교회들도 마찬가지지요.
근래 한국 교회가 참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목회자의 비리와 섹스 스캔들, 교단내의 정치적인 싸움, 교회내의 파당싸움, 헌금 횡령, 교회 세습, 신앙인들의 생활 문제 등등 수많은 일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교회에 대한 불신은 점점 커지고, 결국 수 백만명의 가나안 성도들이 생겼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고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그건 교회가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욕망과 자신의 의가 하나님 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으면 나 자신도, 교회도 모두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자신의 체험 모두를 기억하지 못하자 계산을 하였고, 이백 데나리온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런 사람들 앞에서 떡 다섯개와 물고기 다섯 마리를 가지고 축사하셨습니다.
축사하셨다는 말은 무엇인가 거창한 일을 하셨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감사 기도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음식 앞에서 감사 기도를 하듯, 예수께서도 감사 기도를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오병이어를 제자들에게 주시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셨습니다.
그 결과 모든 사람이 풍족히 먹고 12광주리가 남았습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늘 하나님을 기억하기를 바라셨다고 생각합니다.
선교의 업적에 취해 있는 것보다 선교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길 바라신 것입니다.
빈 들에 있는 수 천명의 사람들의 떡을 계산하는 것보다, 광야에서 백성들을 이끄셨던 하나님을 기억하길 바라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의 교회도 그렇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또 우리의 교회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배부를 것입니다.
주의 은혜는 우리를 배불릴 것이고, 우리도 12광주리를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40년 동안 이끄신 하나님께서, 오병이어로 5000명 이상을 먹이신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이 배부를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됩니다.
그러나 주의 은혜가 함께 한다면 충분히 배부를 수 있습니다.
교회는 이 은혜를 입어왔고, 이 은혜 가운데서 일했습니다.
속으로 셈을 하거나, 여부를 판단해서 일하지 않았습니다.
주여, 이를 기억하는 우리를 은혜 가운데서 배부르게 하소서.
하나님을 기억하고 계산이 아닌 믿음으로 신앙 생활을 하는 여러분들에게 이 배부름이 있기를 원합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의 생각과 마음을 지키시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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